1월을 노래한 시(詩)
2023년 검은 토끼의 해 '계묘년'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육십간지의 40번째로 계(癸)에 해당하는 검은색과 묘(卯)에 해당하는 토끼의 조합으로 '검은 토끼의 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토끼는 움츠렸다가 폴짝 높이 뛰며 앞을 향해 나아가는 동물입니다. 조그마하고 약한 귀여운 생김새지만 늘 주변을 살피며 영특하고 재빠른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2023년 새해에는 토끼의 지혜로 더욱 편안하고 행복한 한 해가 되길 바라며 1월을 노래한 목필균 시인과 김광렬 시인의 시를 소개합니다.
1월
목필균
새해가 밝았다
1월이 열렸다
아직 창밖에는 겨울인데
가슴에 봄빛이 들어선다
나이 먹는다는 것이
연륜이 그어진다는 것이
주름살 늘어난다는 것이
세월에 가속도가 붙는다는 것이
모두 바람이다
그래도
1월은 희망이라는 것
허물 벗고 새로 태어나겠다는
다짐이 살아 있는 달
그렇게 살 수 있는 1월은
축복이다
1월에
김광렬
이부자리가 싸늘터니
어 이것 봐라
간밤새 눈이 내렸다
올해 들어 처음 내리는 눈
사박사박
세상이 빛나고
다가서는 한라산의 서늘한 이마
아이들은 창가에서
일제히 환호성을 터트리고
모두들 그동안
암래도 겨울답지 않았었나 보다
서둘러 집은 나서는 사람들
조심조심 조금은 여유 있게
미끄럼 타며 즐거워하고
아 나도 어서 빨리
저 눈밭 속으로 나서야지
아이들처럼 풋풋한 마음으로
서정은 나무 위에
하늘을 간간이 날아로는 뭇새들 속에
깜짝깜짝 놀라며 피어나고
먼저 누구를 만나까
이 아침 언뜻 만날 사람 떠오르지 않고
그래 우선 찻집에 들러
따스한 차 한잔 들이켠 후
버스를 타리라
서귀포로 향하는 버스
가다 성판악 그 어디쯤 내려
울울창창 늘어선 나무들
그 속을 무작정 거닐다가
아 불현듯 나도 그만
한 그루 나무가 되어버려서
눈을 맞으리라
무수히 무수히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나리라
순수의 눈물도 몇 방울
나무 위에 걸어놓고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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